[사설] 수면 위로 떠오른 철강·유화 구조조정, 경쟁력이 기준이다

입력 2016-09-29 17:41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엊그제 열린 3차 산업구조조정 분과회의에서 철강과 석유화학업계에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철강과 유화산업이 이대로 가다간 공멸할 우려가 있다며 시설 통폐합이나 M&A를 통해 군살을 빼달라고 요구했다. 선박이나 건설용 철강재인 후판과 강관, 페트병 원료인 TPA(테레프탈산)와 같은 품목 등을 당장 감산할 것도 촉구했다. 조선업 구조조정 방안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철강과 유화업종의 구조조정을 먼저 지목한 건 다소 의외다.

정부는 이들 업종의 전망에 대한 컨설팅 용역을 한 결과 공급과잉이 심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철강 컨설팅은 7개의 후판공장 중 3개는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하고 유화도 현재 400만t을 생산하는 TPA를 100만t 이상 감축하도록 권고했다. 오늘 정부가 발표할 철강 구조조정안에선 국내 7개의 후판공장 중 2곳 이상을 폐쇄하는 조치가 담길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물론 조선이나 해운처럼 당장 나랏돈이 들어갈 상황은 아니다. 업계에선 외국 컨설팅업체의 보고서에 의존해 산업을 죽이는 게 아니냐는 항변도 들린다. 하지만 한국 철강산업의 경쟁 구도를 감안한다면 마냥 늦출 수 없는 일이기는 하다. 철강은 이미 퇴출이 어려운 경직적 산업으로 낙인 찍혀 있다. 유화도 마찬가지다. 수익성이 높은 기업도 있다지만 당장 중국의 유화 자급률이 높아지면서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구조조정이 산업 패러다임을 재편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구조조정이 끝난 뒤 산업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장기적이고 확실한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단순한 물량 감축이 아니라 분명한 시간표와 로드맵이 있어야 한다. 강제 감축은 철저하게 생산성이 떨어지는 분야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구조조정 이후의 시장재편에서 이길 수 있다. 중후장대 산업이라고 사양산업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이들 업종에서도 IoT(사물인터넷)나 AI(인공지능)를 활용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얼마든지 창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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